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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5월 유감

오월은 여러가지 의미있는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등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고자 만든 기념일이 많은 탓에

넉넉치 않은 직장인들은 얇은 지갑을 한 번 더 쳐다봐야하는 달이기도 하다.

 

그런데 금년 오월은 유난히 비극적인 뉴스가 많다.

어린이날을 즈음하여 서해에서는 정말 상상치도 못한 너울성 파도로 인해 즐거운 가족 나들이가 슬픔을 기억하는 날도

바뀐 가정이 많이 생겼고, 오월의 자연을 만끽하고 새로운 기분을 가지라고 보낸 수학 여행에서 뜻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부모도 생겼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미얀마에서는 갑작스런 태풍과 폭우로 10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그들 정부의 행태이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하고 재해 복구에 앞장서야할 의무를 진것이 정부임에도 

정권 연장을  위한 국민투표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게다가 국제 사회에서 쏟아지는 온정의 손길을 정부의 치적인양

관영 TV를 통해 방송했다하니... 구호품을 건네는 나라들이 오죽하면 정부에 전달하지 않고 직접 전달하겠다고 했겠는가?

 

어제는 중국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서 8천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의 활동이 많은 낮시간에 발생한 지진이라 인적 피해 규모가 컸다고 한다.

학교 건물이 매몰되어 1,000여명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50여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죽었다는 비보다.

 

왜 이럴까? 대답이 궁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이다.

이런 저런 비보들 중에는 사람의 잘못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 즉 자연의 힘에 미약한 인간의 존재를 드러내는

비극이기 때문에 딱히 적당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배움을 얻는다.

그저 조용히 누워있는 듯한 자연을 대할 때는 오만하기까지 한 인간이지만,

막상 그 자연이 예상치도 않은 시간에 예상치도 못한 힘으로 움직일 때는

우리는 그저 미미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는 배움말이다.

 

올해의 오월은 사람의 오만을 경계하려는 자연의 움직임이 거센 달이다.

고개를 숙이면 문지방에 이마를 부딛힐 일이 없다며 맹사성을 가르친 어느 선사의 고사를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자세를 개인적인 배움으로 가져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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