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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가는 공구(09)에게

 

가는 공구(09)와 오는 일영(10)이에게

 

공구야, 가지말라 붙잡는데도 굳이 가겠다니 잡을 수가 없구나. 부디 잘가라.

너와함께 한 지난 1년은 정말 행복했단다.

 

너는 부르지도 않았는데 찾아와서 내게 희망과 설레임의 보따리를 풀어 놓았고

또 한편으로는 알지 못할 불안감도 풀어 놓았다. 근데 지나고 보니 그 불안감은

네가 풀어 놓은 것이 아니고 내가 만들었던 거였다. 너를 오해해서 미안하구나.

너는 오직 희망과 설레임만을 풀어 놓았었다. 고맙다.

그리고 네가 함께 데리고 왔던 열명의 친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해다오.

 

일월이는  아직 공구 너와 함께 할 계획도 목적도 갖지 못한 나를 채근하면서

뚜럿한 목표를 가진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했었단다. 그래서 영팔(08)이와 함께

했던 새로운 사업꺼리를 반드시 이뤄보겠다면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또 올 한해도 책들과는 헤어지지 않겠노라며 열심히 살기로 작정하고 한해를

함께할 음악도 골랐었단다. 운명교향곡, 경기병 서곡,위풍당당행진곡,합창 교향곡 등등

아침 저녁으로 그 음악과 함께 하루를 열었던 것은 비록 이달이와 삼식이 정도까지

밖에 같이 듣지 못했지만 좋은 시도였고 좋은 변화였다고 생각한단다.

 

일월이 덕분인지 이달이하고 놀 때는 뭔가 이루어질 것 같았어.

석산 사업을 좀 아는 양반이 투자자를 데리고 왔었고, 또 생전 처음 615억짜리

통장 잔고 증명도 보았단다. ㅎㅎㅎ 그런데 참 묘하게 그냥 흘러가 버리더구나.

그 쪽의 자금 집행 준위에 밀려났다나 뭐래나... 지금은 그 기분을 잊었지만

한창 희망에 부풀었던 한 달이었단다. 참 연극 공연도 갔었구나. 재미있었어.

 

삼식이는 가만있어보자....참 행사가 많았었구나.

할머니,장인 제사도 있었고 나와 큰 여동생의 생일도 있었고...

그런데 이달이 하고 놀 때의 부러진 희망 때문인지 유독 책을 많이 읽었었네.

인생 고수에서부터 시작해서 차별화의 법칙 블루오션전략 등등 주로 경영과 리더십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구나. 적어 놓은 것만 열두 권 쯤 되는구나.ㅎㅎㅎ

삼식이와의 추억 중 최고는 아마도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던 것이겠지?

30년이 지나 처음 다시 만난 친구도 있었는데 이놈 저놈하며 즐거움을 나누기까지

불과 30분이 안 걸리더구나. 서로 '친구야!'라고 부르며 말을 시작하는 그 시간 내내

정말 행복했었다.

 

네달이와는 참 바삐 움직였구나.

광양을 네번을 다녀왔고, 또 우연히도 홍콩을 일박 이일로 다녀오게 되었단다.

참 희한한 일이지만 세상에는 자기 돈이 아닌데도 큰 돈을 자기 돈처럼 쓸 수

있다며 사람들과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었어. 결국 그 사람으로 인해 나의 주변에

있던 사람이 큰돈과 함께 마음을 다치는 결과를 낳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에 대한 나의 의심이 정당했었구나.

홍콩에서 들은 희한한 사람들 이야기가 생각난다.

홍콩의 큰 책방 주인 여자이야기, 룸싸롱 마담이야기, 삼합회 등친 한국 남자

이야기 등등

물론 사람들이 재미있자고 꾸며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별 사람이 다 사는 게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란 걸 느낀 달이었어. 홍콩의 구룡 사이드에 페리 선착장

오른 편으로 영화거리가 조성되어 있었고, 거기서 이소룡의 동상 앞에서 사진 한 장

박았던 기억이 난다.그리고 사라 링이란 여자 이름이 잠시 생각 나기도 했었어.

 

오월이와는 예년의 친구들에 비해 그다지 재미있게 보내지 못한 것 같구나.

여전히 광양 건으로 좀 바빴고, 박회장이 카자흐스탄 갈 준비하라는 말 때문에

그 쪽의 사람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말았던 달이었어.

일기도 안쓴 날이 많고....참, 내가 업계에서 디벨러퍼로 소개된다는 것을 알게 된 달이구나.

 

육식이와놀 때도 광양이란 단어가 많이 나오는구나.

사업권 위임장 계약도 하고 한 걸 보면 꽤 심각하게 진행했었는데, 결국 시월이

하고 놀 때 광양은 물 건너 가버렸지.외가 납골묘에 비석이 무너진 것을 보수 하면서 묘제를 갔었는데 옷을 태우다 잘못해서 산을 태울 뻔 했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많았기에 망정이지..ㅎㅎ

오랜만에 외가 식구들과 즐겁게 한 때를 보냈었다.

 

칠숙이와 놀 때도 일기장의 이곳 저곳이 많이 비어있구나.

일본계 투자회사와  협상을 하면서 내 쪽 지분을 그들이 제시한 것 보다 많이

요구한 것, 지금 생각하면 후회된다만...그 일로 협상이 종결되었지.

아마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어도 SNC조선의 문제가 컸기 때문에 일은

진행되지 않았을꺼야.내가 초보 디벨로퍼였다는 것을 자각한 달이었어.

 

이 달도 뭔가 많이 고팠나 보다. 거의 매일 영어와 일어 공부를 시간을 정해서 했고

책도 9권을 읽었구나. 운전 면허를 갱신하면서 또 5년의 시간을 기약하게 되었었네.

 

팔팔이와 놀 때는...보자...

서울을 많이 갔었구나. 광양도 두 번 가고, 진주도 두 번 가고 DWE란 회사가

등장해서 나머지 공구의 친구들과 놀 때 늘 희망적임 메시지를 던져 주기 시작한

달이구나.

하지만 그 회사도 나름의 아픔이 있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약속한 것도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지. 조선소도 하나 처리해 보려고 시작했었구나.

지금까지 여덟 명의 공구의 친구들과 논 것을 대충 정리해보는데...

내가 왜 내 것도 아닌 것을 내 것처럼 여기고 살았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사리 사무실에서 조회장의 의욕에 찬 목소리도 기억이 아는데...

그 양반 무얼 하시는지...

 

팔팔이 한테 받은 기운 때문인지 구월이와는 정신없이 놀았네.

하기야 대기업의 부회장이 약속한 것이니 믿고 뛸 수밖에 없었겠지.ㅎㅎ

한 달을 하루 처럼 보낸 것 같구만. 그런데 조회장이 미국으로 가는 것부터 일정이

조금씩 어그러지는 징조가 보이는 달이기도 하네. 돌아보니 그렇네.

 

시월이는 정말 대단한 한 달이었어.

내가 항상 목표로 삼던 체중 조절에 성공한 달이니까.

남들 열흘 한다는 '비우기'를 20일간 했고 그 덕분에 체중을 무려 14.5 kg을 줄일

수 있었어.비용이 다소 든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그렇게 많은 비용을 아내가 들이는

것인 줄 알았다면 난 시작도 안했을꺼야. 아내가 고맙네.

모처럼 아들을 데리고 부부가 광안리 불꽃 축제를 갔었네. 정말 환상적인 밤이었어.

화면으로 담아왔는데 현장감이 없더군.

역시 불꽃축제는 현장에서 봐야 해. 내년에도 꼭 가야지. ㅎㅎㅎ

 

조사장님을 통해 소개받은 이사장님과의 만남이 기억이 나네.

나와의 대화 때문에 딸아이를 따라 교회를 가게 되었다는 사람, 내가 해준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다는 사람... 그리고 1,200억짜리 LOI를

받아다 준 사람. 내년에는 뭔가 이 사람을 통해 일을만들어 낼 것 같다.

 

다완이란 단어가 등장하네... 이천도 갔었고

 

일일이는 다시 욕망산의 욕망이 살아난 달이었어.

정모란 인물도 등장하고  XX양행이란 회사도 등장하고 엄모란 인물도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진행한 한달이었어. 그리고 다완에대해 책도 두권사서 읽고 김해 부근의

도예가를 찾아 다니면서 같이 일을 해보자고 다짐을 받으러 다니기도 했고...

하동 모래 건이 아쉽게 끝나서 그렇지만 여러 가지 활동적인 한 달이었어.

그리고 드디어 임플란트 수술을 했네.  두 개의 치아에 세 개의 심을 박았어.

오른쪽이라도 잘 씹을 수 있어야 할 텐데...ㅎㅎㅎ

 

드디어 공구의 마지막 친구 한두리까지 왔네

녹산 횟집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하네. 한두리와 놀 때는 녹산횟집을 정말 많이 갔었구나.

초등학교 부산 동창회를 포함해서 여섯 번 ,서면 근처에서 회는 정말 맛있는 집인

것 같애.

파피루스 덕분에 꿈에 대한 강의를 두 번 했고, 그 준비를 하고 또 강의를 한 후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주제를 가지고 책을 한 권 써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네.

기업 코칭 기회가 있어서 두 개 업체를 코칭했는데 의외로 좋은 반응이었어.

내년에 별도로 코칭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해왔어.

 

공구와의 일년을 회고해보니 역시 일년 내내 내가 같이 한 것은 사람과 책이었네.

사람도 읽고 책도 읽고... 마음을 열어 마음의 눈으로 보다 보면 언젠가는 그곳에

진리가 있겠지.다만 교회를 안간 것이, 그리고 그 이유를 나와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에게 두고 있다는 것이 좀 마음 아프네.

 

공구야, 내가 원하는 대박은 없었지만 너와 함께한 일년 역시 내게는 소중한 한해였다.

그리고 일영이라는 친구를 데려다 주니 고맙다.

그것은 내가 또 한 해를 살 수 있다는 네가 던진 마지막 희망이니까...

열심히 일영이를 사랑해보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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