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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욥기2. 날개 )

(욥기2. 날개 )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기를 기다리며
지붕 위에 올라 나는 시늉을 하다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만 남기고
미친놈으로 죽었다.

 

두 남자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다른 하나의 목숨을 구하려
날개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다른 하나는 인간이 만든
불완전한 날개를 믿고 날다 추락하여
불효자로 죽었다.

 

세 남자가 있었다.
그 중하나는 자신의 아내될 여인을 구하기 위해
형제들을 싣고 날았다.
그러나 사과에 밀려 아내를 뺐기고
평생 높은 하늘에서 동생 부부를 훔쳐봤지만
동화 속 착한 형제로 죽었다.

 

먼 훗날
원숭이도 구름을 타고 날았다는 것을 알게 된
어떤 남자는
상상의 날개를 찢어버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원망하다가
목이 말라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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