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수사학 26.
- 언제 쯤 내게-
언제 쯤 내게
사랑을 나눌 사람이 나타날런지
하늘의 별을 헤아리기 보다
마음의 조바심을 달래기가
더 힘들었던 그 청춘은
몹시도 아끼던 동정을
어느 낯선 골목에서 줄을 서서
이름도 모를 그녀에게 주어버린
그 기억보다 이미 멀리 있고
거리에 널린 여인들을
마음 속에 줄을 세우고
사랑을 줄테니 기다리라던
목젖 아래 눌러 둔 그 외침은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와 본적 없지만
불혹을 제법 멀리 지난 지금에서야
낮은 탄식으로 입술을 넘고 마는
이 뜬금없는 소리
언제 쯤 내게
사랑을 나눌 사람이 나타날런지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은
잡음이 더 익숙한 구식 레코드판이 되었고
내 몫이거니 책임지려 했던 사람은
나를 만나 불행한 것 같아 괜히 미안하고
그저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핑게 만으로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는 무모함을
설명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은 지금
그저 혼자 앉아 먼산 바라 보며 읊조린다.
언제 쯤 내게
사랑을 나눌 사람이 나타날런지
아니
나는 언제 쯤 이 비겁함을 벗어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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