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면서
늘 부끄러운 날이
이날이다.
나만의 일 년이
오롯이 돌아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부모님께는 고마운데
참 죄송스럽고
세상 지인들에게는
돌려줄 진심이 불안하다.
예전엔 굶는 날이 많아
생일상 하루나마 달랬다는데
살수록 고파지는 머리와 마음
지병처럼 붙어 있고
미역국의 쇠고기를 씹으며
나잇값을 셈하고 셈해도
늘 모자란다.
달리 보탤 것이 없는 이날
그래서 참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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