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영로 산책길에서>
이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지축은 얼마나 많이 흔들렸으며
땅은 얼마나 많은 제 살을 깎아야 했을까
우리 삶이 요동치는 건
다 그런 고요함으로
또 그런 아름다움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저 수많은 배를 품은 바다인들
외롭지 않겠느냐
절벽 경사에 핀 동백이 예쁘다고
상처가 없겠느냐
사람으로 산다는 건
생긴 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보이기도 하며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대로
시간 속을 자맥질하는 거
우리 비록
이 해변의 작은 조약돌보다 짧은 삶을 살지라도
작은 꽃잎 맑은 바닷물에 미소 지을 수 있고
우리 삶의 요동소리 용케 침묵으로 견딜 수 있는
참으로 대단한 생물이었다고 말 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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