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찍쇠는 있고 딱쇠는 없다?
“예수 믿고 천국 가십시오”
“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 이 번 주일날 교회 같이 가시겠어요?”
“ 정말 잘 오셨습니다, 형제님!”
아마 이런 말들을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줄 안다.
교회라면 왠지 싫고, 쓸데없이 예배당이 큰 것도 못마땅하고,
또 밤이면 술집이나 음식점 간판만큼 많이 켜지는 교회 지붕
위의 빨간 십자가는 차라리 삭막한 도시에 세워진 묘비석처럼
을씨년스럽게 느끼기도 했던 사람이 소위 말하는 전도 특공대라는
찍쇠들의 손에 이끌려 교회를 나오게 될 때 듣는 말의 순서일 것입니다.
‘신앙 생활이 별건가?’하고 생각하고 찍쇠의 살가운 친절에 미안한
마음도 들어 교회를 나오기 시작합니다. 일요일 날 교회 나가서
예배보고(? ? 예배는 또 왜 봐? 물건 사러 장보러 가는 것도 아니면서 ….
골라 사는 재미도 없는데 말이야~) 성경책을 들고 다니며,
식사할 때 아무런 생각 없이 묵념하면 기도를 빼먹지 않는 모습으로
비치고…
그리고 세례란 것을 받고 집사님 소리가 듣고 싶어서 교회 생활에 조금
열심을 내다보면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도대체 이 놈의 교회는 찍쇠만 있고 왜 딱쇠는 없어?”
교회에 오면 제일 많이 하는 것이 기도와 찬송인데 제대로 된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그저 귀동냥으로 독학을 강요하는
분위기입니다.
찬송가 558장 중에 아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심지어 콩나물 대가리와는
친하지도 않는 사람이 따라 부르기도 힘들고 목소리는 자기 것의 10%도
안되는 소리로 그저 흥얼댑니다만 그래도 찬송가 따로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역시 귀동냥과 눈치로 몇 년 교회에서 굴러 먹다 보면
세 살 먹은 서당개 풍월 읊는 수준까지는 갑니다.
그래도 좀 눈치 있고 인터넷이라도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면 그 답답함이
싫어서 찬송가 들을 수 있는 싸이트를 찾아 혼자 찬송가를 배우기도 합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몇 년이 가도 이 갈증을 해소하지 못하고 과묵한 신자를
본의 아니게 고집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면 통성기도는 하세월이지요.
그 다음이 “ 살아 계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믿습니까?
믿으면 아멘 하십시오!”라는 말에 또 한 번 찍쇠가 원망스럽고 딱쇠가 없음에
분노하게 됩니다.
‘에이! 우라질!’(속으로)
그래도 용기를 내어 이렇게 질문합니다.
“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그러면 대부분 듣는 답이 이렇다
“ 형제님, 말씀 읽고 묵상하시고 기도 하십시오”
‘어라? 묵상은 또 뭐여?’
‘기도하고는 뭐가 다른겨?’
그리고 또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정말 찍쇠가 밉습니다.
“어제 기도 중이 하나님이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라고 시작하는
교인들의 대화 속에서
‘아니 하나님은 왜 나한테는 이야기를 안 하신데? 내가 미운가벼~’
그래서 또 묻는다.
“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까?”
그러면 답이 “ 간절히 기도하십시오”다.
도대체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데 간절히 기도하라니…
이런 마음을 알아차린 어떤 선배 교인은 이렇게 말한다.
“ 신앙 생활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흙을 걸러야 보석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믿음과 그 믿음에 따르는 행동의 변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신앙적 감성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
‘아니, 이건 먼 예수님 땅콩 까 드시는 소리래여?’
‘ 말은 다 맞는 말인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여?’
교회 벤치에 앉아 망중한을 보내고 있는데 찍쇠 집사님이 여럿 어울려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 중 또래의 집사님 한 분이 말을 건다
“ 집사님 잘 계시지요?
(사명감이 베어있는 약간 들뜬 목소리로) “ 전도하러요!”
(속으로)’ 애고~ 또 찍으러 가시는구나~’
‘ 주여, 이 교회에 저런 찍쇠만큼 많은 딱쇠들이 넘쳐나게 하소서’
(이 순간에 기도가 된다. 이것이 아이러니다.)
스스로가 딱쇠일 수 밖에 없음을 알기까지 내 버려 두지 말고
거울을 닦으며 스스로를 비추어 보는 AS 확실한 찍쇠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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