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난히 공허한 느낌이 많다.
신앙 생활을(과연 ‘생활’이란 표현이 맞을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지만…) 시작한 후 ‘공허한 느낌’ 자체에 대해서도 마귀 혹은 사탄의 장난 혹은 “나쁜 것들”의
역사 등등 수식어가 많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아마 지금의 내 솔직한 감정이나 느낌의 표현은 공허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면을 둘러봐도 사실 뾰족한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닌듯하고 , 또 위로 밖에 답이 없다고 스스로 권면해보지만 위에서의 위안과 평안이 지금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위로 향한 내 자신의 모습은 또한 옛사람이 그대로인 것을 보면 일순 자괴감도 든다.
과연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구지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삶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나는 과연 창조주의 의도한 바를 알고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 창조주의 의도에 앞서 가장 보편적인 내 삶에 충실하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나는 어떤 ‘결과’를 만들며 살아왔는가? 쓰라린 실패의 결과를 나는 지금 성공의 과정 속에 두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 무능한 놈이지 않는가?
지금 앉아 있는 이 자리, 사장의 명함을 내밀게 하는 이 껍데기 같은 자리마저도 내게는 고마운 지경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이 자리에 앉아 무엇을 하고 있는가? 주어진 시간을 문제 해결에 쓰고 있으며 스스로 만족할만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서 이 자리가 이용되고 있는가? 그저 하릴없는 시간의 소비와 엉뚱한 고민과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그렇게 하지 않았었더라면…’ 하는 회한과 체념과 후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는가?
아니면 시간의 도피처로서 쓸데없이 이용하고 있지는 않는가?
나는 나에게 무엇이며 ,또 가족에게는 무엇이며, 사회 속에서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철학이 과연 내게 있기는 한 것인가?
나는 내게 원하는 모습이 아마도 일확 천금을 만들어내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사람이라고 가끔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능력이 내게 있는가? 아니면 그런 능력을 구하려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말은 많지만 행동이 약한 이 단점을 도대체 언제까지 가져가겠다는 것인가?
대학 때
아마도 그 때의 소시민은 자기 자리를 지키고 큰 욕심 안부리고 공명심이 없는 자신을 절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의미하셨을 것이다. 현재 내 신앙의 가르침이 바로 이런 것인데 과연 내가 이런 나의 모습을 만족할 것인가? 지금도 어떤 사명이 있어 현재의 고난이 있는 것으로 믿는 아전인수격의 무사안일주의자는 아닌가?
수첩의 하루 일정을 빡빡하게 적어가면서 내 삶이 채워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는 바보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록이 내 삶의 기억되는 부분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천치인지도 모른다. 아닌 사실 “모른다”는 표현을 쓰면서 내 나약함과 무능함을 잠시 숨겨보려는 혹시 있을지 모를 이 글의 독자를 고려한 완곡한 자기 포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내 삶에 대한 기만이며 내가 양심 한구석에 키워온 삶에 대한 자세에 대해 스스로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돈을 벌어보자고?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는가?
그저 장사를 해서 마진을 챙기는 정도의 장사꾼이 아니고 돈을 희롱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업가로서의 자질이 내게 있는가 말이다.
돈을 벌기에 앞서 돈을 희롱할 수 있는, 돈 앞에 치사해지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대담함이 있는지….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렇지 못하다.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을 벌고 있는지,
혹은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매일 추구하고 있는지,
떠오르는 생각들을 구체화하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정말 이 아까운 시간들을 정말 아깝게 쓰고 있느냔 말이다.
주님, 도와 주시옵소서.
이 죄인에게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주시고 능력을 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옵소서.
사소한 가식으로 사람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는 이 미련함을 버리게 해 주시고,
깊이 없는 인간으로서, 껍데기에 불과한 인간으로서 살도록 버려두지 마옵소서.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시고,
나를 주장하는 인간이 아닌 진정으로 우리를 주장하는 인간이 되게 해 주시옵고,
결단과 신중한 언행으로 가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살게 해 주옵소서.
내 가족에 대한 사랑의 실천으로 몸이 으스러지게 살게 하옵시고,
적어도 자식이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는 아버지로 살게 해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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