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어제구나!) 긴자 거리에 잇는 회사를 방문하는데 양곳 시간에 여유가 좀 있어서
91년 이후 처음으로 긴자거리를 거닐어 보았습니다.
긴자(銀座)란 번화가를 뜻하는 말로 일본에는 긴자거리가 곳곳에 있습니다만 동경의 것이
고유명사화되다시피 한 것이지요.
동경의 긴자는 10년 전까지만하더라도 최고의 환락 혹은 유흥가요 또 비지니스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외국 기업의 본사들이 이곳에 위치했었습니다. 또한 아사이 신문의 본사가 있어서
일보 언론의 중심지이기도 했었지요. 한국의 명동으로 보시면 될겁니다.
지금은 중심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유흥가는 많이 분산되었고 연령대에 따라 나누어
지기도 했습니다.또한 비지니스 중심도 기능에 따라 동경 이곳 저곳으로 분산되었지요.
하지만 지금도 다른 거리에 비해 보도가 넓게 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평일 한낮인데도 산보하는
걸음으로 걷는 모습들이 많이 눈에 띰니다.
동행하신 분들이 연세가 높으셔서 이 거리에서 한국과 과련된 역사가 베어 있는 건물들을 소개해
주시기도 해서 참 유익한 시간이었지요.
그분들의 눈에는 현재의 거리나 건물의 모습뿐만아니라 1930년대 혹은 1940년대의 긴자 거리의
모습이 같이 보이는 모양이었습니다. 그 때 작은 건물이 점점 높이를 더해가는 것도 있었다고 하시고
또 어떤 건물은 모양은 그래도하고 개축한 것도 있다하시고 또 어떤 건물은 한국인 최초로 소유했던
건물이라고도 하시며 다양한 일화를 소개 받았습니다.
저는 지리학을 전공했는데 지리학의 "인간과 공간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정의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정의입니다. 그런데 그 정의가 비단 책에만 써 잇는 정의가 아니라는 것을
이 분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월을 보낸 그 분들은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 뿐 아니라
그 관계를 보는 눈이 있으신 것이었습니다. 여행을 다니실 때 현재 보이는 많은 이미지를 눈을 통해
저장하는 것도의미가 있지만 그 속의 시간과 관계를 한 번 쯤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본론으로 가서 일본의 할머니들은 아주 단정하고 검소한 복장을 하신 것을 맣이 보게됩니다.
그런데 긴자의 커피숖에서는 이쁘게 화장하고 옷도 무척 화려하게 입으신 할머니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적으로 보면 어색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한 모자(옛날 영화에 나오듯 수가 놓여 있거나
깃털 혹은 여러가지 다양한 장식이 있는 모자 같은 것들, 비비안리가 썼던 모자 같은 것 말입니다.)
를 쓰고 여러 부들이 모여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는데 일몬어 특유의 작지만 똑똑
부러지며 약간 톤이 높은 억양에 콧소리가 섞인 말투, 아마 상상이 되실겁니다.
그분들의 대화 내용은 일본의 전통 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 시등등 다양한 주제였다고 동행하신
분이 전해주셨습니다. 아마도 상류 사회의 분들 같다고... 상류 사회라는 것을 인정하시는 그 말에도
놀랐지만 상류사회의 대화 내용이란 것이 저런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여러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노령화 사회는 우리보다 20년 정도 앞서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더 나이를 들었을 때는
저런 모습들이 우리 사회에 흔해 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묵을 수록 단아해지는 듯한 긴자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살아가야할 시간 동안에
내 삶의 컨텐츠가 어떠해야하는가라는 것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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