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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독후감

소설 연금술사(2)

2. 연금술사란 소설에 기록된 단어와 문장들에 대해

 

Q1. 왜 제목이 연금술사인가?

A1. 우리는 어린 시절 동화 책을 보면서 꿈과 공상을 배운다.

    동화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미지와 문자를 연관시켜 학습할 수 있고,

    생각을 자극하여 상상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경쟁력인 상상력과 함께

    부수적이랄 수 있는 공상하는 것을 같이 배운다. 이 공상이 변화를 이끌기도 하지만

    이런 공상적인 것을 통해 우리가 배운 변화란 것들은 어느 한 순간의 변화들이다.

    도깨비 방망이가 그렇고, 신데렐라가 그렇다.

    한 순간의 변화, 사실 이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경계해야 할 변화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기적이란 것에 집착한다. 사실 연금술사도 그런 기적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금술사는 금이 아닌 물질을 금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금이란 것이 부를 형상화해서 표현하는 물질이란 점을 생각하면

    부와 부를 희롱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어른들의 부러움을 표현한 단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소설 속에서의 연금술사는 만물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종의

    멘토다. 꿈을 꾸는 청년을 세상을 읽는 지혜를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게 해주는 사람이 

    . 세상을 혼자 살아간 위대한 사람은 없다. 위대한 사람들은 스스로 배우고, 남으로

    부터 배우고 남을 가르치면서 배운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 가운데 있는 아주 작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금으로 만들어 줄 스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모른다.

    금도 아닌 우리를 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연금술사에 대한 바램, 아마도 책 제목이

    그런 것을 내포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참고로 멘토링에 대해 부연하자면 그리스 신화 오디세이의 인물 중, 트로이 전쟁을

치르러 나간 오디세우스 왕의 아들 텔레마쿠스의 가정 교사로, 비록 왕자였지만 대단히

나약한 청년이었던 텔레마쿠스를 지헤롭고 왕으로도 손색이 없는 대단히 훌륭한 인물로

길러낸 사람인 멘토의 이름을 따서 그가 한 교육 방법을 멘토링이라 부른다.

학문적 관점에서의 멘토는 다른 사람의 경력과 발전을 위햐여 가르치고, 상담하고,

심리적 지원을 하고 때로는 이끌고 후원하여 두루 보살펴 주는 사람을 뜻한다.

멘토링의 핵심은 멘토가 실시했던 대화식 교육 방법에 있으며 일정한 관계를 통해

영향을 주고 받는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는 기술에 있다고 평가한다.

 

소설에서 연금술사와 산티아고의 관계를 잘 살펴보면 바로 이런 멘토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자아의 신화를 찾을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용기를 시험하고, 그가 이미

깨달은 것을 알려주고 앞으로 알아야 할 것을 가르친다.  소설 속의 연금술사는 산티아

고의 현재의 모습과 그가 지닌 가능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통해 있으면서 그가 만물의

언어로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 일정 부분 산티아고와 동행하며

가르치고 그의 혹은 그와의 경험을 공유한다. 

 

나 역시 누군가로부터 이런 멘토링을 받고 싶어한다. 또 어느 누군가의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어릴 적 나는 그냥 주어진 선생님들에게

일방적으로 배웠고, 어느 순간에는 정말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찾기 보다는 타산지석

이란 단어에 매료되어 세상 모든 이들로부터 무엇이든 배우려 했었던 때가 있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나를 가르치는 그분들에게 내가 가르치려는 교만한 지경에

처하기도 했던 것 같다. 중고등학생쯤 되면 초등학생 정도는 훤히 읽는다. 대학생 쯤

되면 그런 중고등학생들을 훤히 읽는다. 사회인으로서 활동하다 보면 그런 대학생들이

어리게 보인다. 40대가 되면 20/30대의 그런 사회인들이 어리게 보인다.

그런데 막상 30대 쯤에서 부터는 40/ 50대가 어리석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30대의 어리석음을 깨줄 수 있었던 멘토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 나의 멘토가 되어 주시는 60/70/80대의 회사의 고문님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새롭게 느껴지는 밤이다.

 

 

Q2. 왜 양치기가 주인공이었을까?  

A2. 소설 속에서는 세상을 여행하는 것을 존재의 의미로 여기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권유한 직업이 양치기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선교사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다니다 중퇴한 인물이다. 목회자란

    직업을 양치기와 비유하는 것은 기독교 문화에서는 아주 일반화된 설정이며 목회자를

    포기한 청년에게 양치기란 직업은 또 다른 훈련의 방법으로 적당하다고 생각되었는지

    모르겠다. 

    또한 자아의 신화로 이끌려 가는 신과 주인공과의 관계는, 주인공과 양들의 관계와

    일맥상통한다. 신은 주인공을 알고 있으되 주인공은 신의 의중을 모르며, 주인공은

    양들을 알고 있으되 양들은 주인의 의중을 모른다. 또한 신들이 인간의 운명을 지배

    하듯이, 양치기는 양들의 운명을 지배한다. 양을 팔고 여행을 떠나기 주인공의 고민은

    익숙한 것과 가지고 싶은 것에 대한 선택의 문제였다. 그런데 양치기라는 설정은

    이러한 익숙함에 숨어 있는 지배력이 가지는 변화의 저항을 설명하기에 아주 적합한

    것 같다.

 

    익숙함에 숨어 있는 지배력은 주어진 범주 내에서의 변화 주도권과 의도된 변화의 결정

권을 의미한다. 목동으로서 양들에 대한 지배력을 거의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익숙함을 버린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소설에서 크리스탈 가게의 점원이 된 주인공이 박탈당한 것은 바로 이런 변화 결정권이

    . 가게 밖의 진열장이나 차를 파는 것 등등 이런 변화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고

    크리스탈 가게 주인을 설득해서 그런 변화를 허락 받은 것이다. 하지만 허락 받았다

    고 해서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주인공은 양들을 사서 고향으로 돌아가

    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그런 변화를 제안한 것이다. 결국 변화를 주도한 셈이다.

그러나 그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크리스털 가게 주인이다. 자신이 주도한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남들이 주도하는 변화의 허용자가 될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크리스털 가게 주인은 결정적으로 그가 주도한 변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이후의 변화를 관리 했는지는 책에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산티아고로 부터

비롯된 변화가 다른 사람으로 대치되어도 크게 어려움이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변화

의 결과를 유지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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