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冬思慕 [ 冬思慕 ] 그대 아기 손 한 움큼만큼 아주 작은 손바닥이라도 내어 준다면 그 체온만으로도 나는 한 없이 되살아나 주어진 길을 가겠네, 그대 코스모스 꽃잎 하나 놓일 든든한 어깨 한 조각 내어준다면 나는 세상 모든 것에서 버림 받은 외로움 속에서도 작은 이마 한 귀퉁이를 기대어 쉼..
하회탈 [ 하회탈 ] 겪은 세월이 길어질수록 눈물이 마를 줄 알았는데 보낸 이름들이 주름 위로 쌓일수록 덤덤한 표정일 줄 알았는데 사람 하나 떠나 보내고서 상처처럼 얻은 어색한 웃음 볼이 떨리자 눈물이 흐른다 나이 탓도 괜한 바람 탓도 부질없다. 눈물 머금은 사랑이 매운 탓이다.
[스크랩] 봄비 소리 [ 봄비 소리 ] 꽃이 지는 자리 비가 달래고 사랑이 지는 자리 떨어진 꽃이 달랜다 꽃이 지고 사랑이 떠나도 봄은 짙어가고 똑 똑 돋는 빗방울 맞으며 또각 또각 걸어가는 고개 숙인 여자의 뺨으로 후두둑 슬픔이 떨어진다.
[스크랩] 바다 편지 [바다 편지] 쪽지 한 장 보냈을 뿐인데 장문의 편지를 받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연 고래며 문어며 다랑어며 흑돔 돌돔 방어에 넙치 그리고 은빛 꿈을 입은 매끈한 갈치까지 제 몸을 흔들어 파도를 만드는 저 수많은 해초들의 몸짓들이 소라껍질에 담겨 배달된다. 발신 : 네 마음 수신 : ..
[스크랩] 상처(喪妻) [ 상처(喪妻) ] 외로움이 일기장의 제목이 되었을 때 바람은 하릴없이 스치고 그 끝자락의 흔들림은 배웅하는 손짓이 아님에도 그리 알고 떠나는 달력 한 장 외로움은 늘 쌍둥이지요 떠나는 이와 남겨진 내가 나눠가진 쌍둥이지요. 떠나는 이만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이도 떠난다는 ..
[스크랩] 암 병동 3층 [ 암 병동 3층 ] 1. 프롤로그 우리 장모 80 넘어 병원에 갔더니 팔자에 없는 암이 찾아 왔다하네 의사마저 망설인 말은 결국 아끼고 몸에 돌이 생겨 아프다 전하니 이게 뭔 팔자냐 시네 고향 가시고 싶냐 여쭈니 글제~ 지금 가시겠냐 여쭈니 시골 병원보다야 여가 나응께로 몸을 나숴 가시겠..
겨울 화분을 보며 꽃이 좋아지는 때가 있다. 꽃을 닮은 사람이 그립기 때문이다. 얼굴이거나 목소리거나 혹은 환한 미소거나 그늘진 눈동자거나 분명히 알수 없는 실루엣이거나 사람에 대한 기억은 모두 알지 못할 향수를 담고 있지만 꽃에 대한 기억처럼 향기를 떠올리지는 못한다. 나이가 든다. 그리운 ..
<12월 마지막 날의 레서피> &lt;12월 마지막 날의 레서피&gt; 불행을 덜고 행복은 조금 부풀려 넣고 추억을 가미하고 망각을 조금 넣고 아쉬움 한스푼 그리움 두방울 미소에 살짝 담군 눈물 젖은 빵 한조각 성긴 채로 거른 희망 가루 가족의 체온으로 익힌 내일과 친구가 만들어 준 배려 소스 준비된 성찬 자~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