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279)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6.송시 낯설다는 건 익숙하지 않은 만남에 대한 감정 그러고 보면 얼마나 낯선 한해였던가 환관에 둘러싸인 왕의 모습이며 병신이란 이름의 달력이며 짱돌없는 분노며 횟불보다 큰 촛불이며 민초는 풀이 아니라 주춧돌이요 민심은 흙이 아니라 큰 바위였지만 政府는 情婦에게 놀아나고 권력은 .. [ 아침 이슬 ] [ 아침 이슬 ] 겪은 세월이 길어질수록 눈물이 마를 줄 알았는데 보낸 이름들이 주름 위로 쌓일수록 덤덤한 표정일 줄 알았는데 사람 하나 떠나 보내고서 상처처럼 얻은 어색한 웃음 볼이 떨리며 눈물이 흐른다 나이 탓이다. 아니다 눈물 머금은 사랑이 매운 탓이다. 개미 발자국 [ 개미 발자국] 떠난다. 무엇을 향해 떠나고 어딘가를 향해 떠나고 누군가를 향해 떠난다. 무엇으로 부터 떠나고 어딘가로 부터 떠나고 누군가로 부터 떠난다. 늘 떠나고 늘 머물렀지만 늘 갈등한다. 가진 시간은 항상 결별하고 가지지 못한 시간은 때로 만나는 괄호로 묶인 시간 태양을 .. 대숲에서 [대숲에서] 바람을 향해 눈을 감는다, 바람 소리 스치운다. 태양을 향해 눈을 감는다, 햇살의 빛깔이 궁금하다. 사람을 향해 눈을 감는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대를 향해 눈을 감는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오월의 광주 나들이 [오월의 광주에서] 광주, 밝고 가벼워야할 고을 그러나 무겁다. 내가 지은 죄가 아님에도 내가 죄인임을 고백해야할 것 같은 경상도 문둥이의 원죄 의식 광주는 참 멀다. 광주사람, 반가운 포옹을 나누어도 구멍 뚫린 가슴에 못 박힌 심장 진심으로 안아도 아직 딱딱한 가슴 참 허하고 아.. 사랑수사학58. 미련 [미련] 한 밤 중에 일어나 네가 건네 편지를 다시 읽는다. 가슴이 아리다 오늘을 위해 다시 자리에 눕는다 잠에서 멀어진 나를 탓하며 네가 있는 곳에 등을 진다 마음이 네게 향하지 않도록 애쓰다 잠이 든다 그때까지 너는 한 번도 미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사랑수사학 57. 아주 긴 이별 [아주 긴 이별] 혹시 변했냐고 물었다. 변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 변하기를 원하느냐 물었다.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시간이 좋다고만 했다. 앞으로도 행복하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길 추억 속의 눈물을 지웠다. 헤어지려 애쓴 시간이 너무 길었다. 이제 헤어지고 그리운 시간만 남았다. .. 망중한 忙中閑 [망중한 忙中閑] 저 아기 같은 녹색 잎을 바람이 뒹굴다 따스한 햇살 미끄럼 삼아 젖은 가슴을 향해 총총 쓰윽 그 바람 돌돌 말아 입에 물고 쓰읍 깊게 깊게 나의 좁은 가슴이 광합성이라도 하면 목소리 좀더 둥글어지고 입술 좀 더 부드러워 질런지 봄이 이리 좋은데 먼지 좀 낀다한들 마.. 이전 1 2 3 4 5 6 7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