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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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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 > &lt; 개나리 &gt; 바다에 잠든 아이들 대신 그리운 햇볕을 쬐고 있구나. 지난겨울 얼마나 힘들었니? 어서 푸른 잎을 내고 햇빛 양심을 만들어 저 못난 어른들 우리 못난 어른들에게 듬뿍 듬뿍 뿌려다오. 또 다시 생겨나는 어른들이 그러지 않게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4월이 되기 전에 꼭 피어..
사랑 수사학.56. < 꽃을 보면서> &lt; 꽃을 보면서&gt; 외로움이 커서 깊은 사랑을 할 거라 믿지 말기를 사랑이 깊다고 인연이 길거라 여기지 말기를 미움이 크다고 쉽게 잊힐 거라 생각지 말기를 사람은 본디 고독하다고 사랑을 포기하지 말기를 사랑은 언제나 한마음 속에 한 가지 마음으로 자리 잡지 않으므로...
사랑수사학.55 <너무 많이> &lt;너무 많이&gt; 너무 많이 사랑해서 떠날 마음이 없다. 너무 많이 그리워서 꿈꿀 겨를이 없다. 너무 많이 울어서 흘릴 눈물도 없다. 덤불 속 같은 이 사연들을 너무 많이 망설여서 이제는 바라 볼 그대가 없다.
< 절영로 산책길에서> &lt; 절영로 산책길에서&gt; 이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지축은 얼마나 많이 흔들렸으며 땅은 얼마나 많은 제 살을 깎아야 했을까 우리 삶이 요동치는 건 다 그런 고요함으로 또 그런 아름다움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저 수많은 배를 품은 바다인들 외롭지 않겠느냐 절벽 경사에 핀 ..
생일 세상 살면서 늘 부끄러운 날이 이날이다. 나만의 일 년이 오롯이 돌아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부모님께는 고마운데 참 죄송스럽고 세상 지인들에게는 돌려줄 진심이 불안하다. 예전엔 굶는 날이 많아 생일상 하루나마 달랬다는데 살수록 고파지는 머리와 마음 지병처럼 붙어 있고 미역..
미련 한줄 시를 적듯이 한마디 말을 준비한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인지 정말 해야 할 말인지 입술 위에 적었다가 지우고 혀끝에 내밀었다 다시 삼킨다. 그리고 잊는다 그 말을 그 마음을... 후회와 미련은 그렇게 생겨난다.
벌레소리 벌레 소리가 그립다. 고향집 문종이를 뚫고 들려오던 세상을 가득 채운 소리 시원의 너른 들에서 同類를 찾기 위한 안간힘을 담은 비밀스런 소리인줄 모르고 살아있는 자연의 건강한 소리인줄 모르고 자장가처럼 들었던 그 소리가 그립다. 사람은 많은데 밤은 더욱 적막하다.
역설 [역설] 보고 싶은가? 떠나보내게나. 미운가? 정 때문이라네 괴로운가? 이제 의지할만하이. 아픈가? 소중히 하게나 힘든가? 다 왔다네. 슬픈가? 이제 우리를 돌볼 수 있는 마음이 자랄 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