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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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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을 마시며 [ 커피 한 잔을 마시며 ] 식어버린 사랑도 우려내어 구수하게 익은 쓴맛 너를 담은 찻잔에 입술을 대고 소중한 사람들을 손닿을 거리에 두는 이별없는 행복을 호로록 호로록 배워본다.
사랑 수사학44. 낙엽(樂葉) [낙엽 樂葉] 살면서 한 번 쯤 사랑했다면 눈물겹게 서러운 이별 하나 있겠지 살면서 한 번 쯤 이별했다면 가슴 깊이 숨겨둔 사랑 하나 있겠지 눈물겨운 이별 하나 때문에 사랑이 더 깊어지고 가슴 시린 사랑 하나 때문에 이별은 더 가벼운거 훈장같은 사랑 하나 때문에 가벼이 허공을 날 ..
사랑수사학 43. 님과 남 [님과 남] 세상에는 말이야 돌아서면 남이 될 사람이 있고 돌아서서 님이 될 사람이 있어. 남이 될래 님이 될래? 그런 강요는 유치한거야. 공연히 사랑했다 말하지 말고 공공연히 사랑한다 말하고 살아.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원래 쉽고도 어렵고 어렵고도 쉬운 그런거 아냐?
고백 [고백] 나는 세상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 나이가 들면 바위가 되고 백발이 되면 산이 되고 죽어서는 산신령으로 살 줄 알았던 그저 철없는 그런 돌멩이 위대한 돌이 될 운명이라 믿었고 풍백 운사의 도움이 예정되어 부서지고 깨어지기만 하면 되리라 믿었던 철모르는 그런 돌멩이 모난 줄..
깨진 유리창의 용도 [깨진 유리창의 용도] 잠을 이루지 못해 무작정 거리로 나서 걷던 어느 밤 금간 유리창이 검정색 테이프로 이리저리 묶여져 있는 선술집을 만났다. 무심결에 들어가 차지한 모퉁이 자리 취기를 빌미 삼아 이런 저런 욕에 버무린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안주가 나오기도 전에 술잔에 가득찬..
개꿈 [개꿈] 개꿈에는 항상 익숙한 사람들이 나온다지. 드문 드문 낯선 얼굴도 있다지만 세상은 항상 생소한 얼굴들이 가득한 장터 나를 안다는 사람들이 더 생소한 꿈터 꾸지도 않은 꿈을 짐짓 말하면 영락없이 개꿈이라 말해지고 돼지꿈 말고는 다 개꿈이라는데 돼지 무리에 밟혀 죽으면 그..
사랑 수사학 42 : 미련 추론 [사랑 수사학 42 : 미련 추론] 전화 한 통화로 돌아선 그날에도 또 다른 날이 있겠지 마음이 돌아섰다는 그 말 속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겠지 이미 멀어진 그 마음 속에는 변치 않는 속마음이 있겠지 변치 않는 속마음은 문득문득 추억이라 살아나겠지 추억이 살아난 어느 날이라도 돌아오..
귀로 歸路 [귀로 歸路] 당신이 살았던 시간을 곱게 빻아 풍랑없는 호수 위에 작은 배를 띄우고 당신이 잡아주던 손에 담아 기억을 풀듯 손끝에 부벼 날립니다 기댈 수 있는 단 한 사람 당신의 기억마저도 시간의 바람에 날리겠지만 문득 문득 찾아오는 이 감촉에 아주 가끔은 마음이 울겠지요.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