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279)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월에 백양산으로 모이는 풍경 [백양산으로 모이는 풍경] 비내리는 풍경으로 시작된 유월이 어느새 과하게 익어버린 봄을 위해 짙은 녹색을 배설한다. 점점 더해지는 직설적인 태양의 구애 몸을 부비는 잎사귀 사이로 바닷 바람이 풀려 나오는 항구 도시 <백양산>이란 명패가 달린 산봉우리에서는 낙동강을 따라 .. [CPR;응급실에서] [CPR;응급실에서] 그대 살아라. 심장이 살려 육신을 살리고 정신을 살려 영혼을 지켜라. 그러나 가려거든 지난 일에 미련을 두지 마라. 오늘 이 순간도 내일이면 지난 일 그대 먼저 잊을 건 잊고 버릴 건 버리고 그저 세상에 온 처음처럼 새로운 희망으로 가라. 눈으로 귀로 입으로 좋다고 .. [사월] [사월] 꽃이 핀다. 꽃이 진다. 마음이 열린다. 마음이 떨어진다. 마음이 꽃으로 피고 꽃은 마음에서 지는 이 황홀한 사월 음악처럼 흐르는 계곡의 수면위로 작은 상념의 동심원 하나 몰래 번진다. 사월에 [사월에] 우리 정말 헤어질거면 꽃잎 화려한 사월이 좋겠다. 매일 피어나는 기쁨으로 아픔을 달랠 수 있고 매일 떨어지는 아쉬움으로 슬픔을 숨길 수 있는 그런 사월이면 좋겠다. 눈물이 나도 꽃 때문이고 한숨이 나도 꽃 때문이고 후회를 해도 꽃을 핑게 댈 수 있는 그런 사월이면 좋겠다.. 봄을 떠나려 산다 꽃잎이 날릴 때 마다 세상은 헤어지는 연습을 한다. 조금만 더 늦게 피어 준다면 조금만 더 늦게 떨어 진다면 이별을 피할 수 있는 사랑이 생길 지 모른다고 간절한 불면을 보낸다. 이별을 생각하며 일찍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이별을 늦추려 늦게 지는 꽃이 어디 있을까 스스로 지고서야.. 春山 逍遙 [春山 逍遙] 봄들이 사는 산을 오르며 두 손을 가만히 모아 들면 마음으로 담은 꽃 향기가 하늘로 오르고 하늘은 신비한 진주가루를 뿌려줄 것 같다. 알라딘 램프 같은 산을 향해 짐짓 울음으로 떼를 쓰면 샛닢 가지를 살랑거리며 이 꽃 저 꽃을 노리개로 내어 놓고 주인님 대신 아기야 라.. [4월의 기억] 사월은 꽃으로 살지만 꽃은 사월을 내내 살지 않는다. 지금 주어진 이 사월의 기억이 지난 추억으로 오염되지 않기를 꿈만 같던 사랑의 아픔이 황홀한 이별로 착지하는 순간들이 가득 찬 거리 여왕을 맞으려 옷을 갈아 입는 길가의 녹색 바다위로 홀홀히 떨어지는 빗물 그리고 꽃잎 하나 .. 3월의 노래 <3월의 노래> 아,겨울이 삭아서 꽃을 내는구나. 흡사 냉장고에서 참고 있던 곰팡이가 물기을 만난 듯 사정없이 이곳 저곳 가리지 않고 번져간다. 매화 봉우리에서 목련이 만개하고 개나리 꽃잎 뒤에 숨었던 진달래가 산등성이로 번지고 거리에는 왜놈을 죽어라 싫어라는 엽전들에게 ..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