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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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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수사학(7) 7. 동화 사랑을 꿈이라 하면 아픔이 너무 생생하고 사랑을 현실이라 하면 기쁨이 꿈처럼 몽롱하고 흰색 건반에 검은 건반 걸치듯 사랑은 꿈 같은 현실이거나 현실 같은 꿈 가깝고도 먼 거리 시나브로 왔다가 이별의 벼락이 치고 천둥처럼 왔다가 메아리처럼 아련한 사랑은 알다가도 모를 동화집 한 권
사랑 수사학(6) 6. 사랑 미각 味覺 사랑은 톡 쏴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취醉해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품어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아껴 먹어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은근해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간절해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헤어져야 제 맛이다 아니다 사랑은 새 것이 제 맛이다 아니다 ..
사랑 수사학(5) 5. 질투 嫉妬 질투가 없다면 사랑이 있을까? 사랑이 없다면 질투가 있을까? 내 입술에 네 입술 겹쳐있고 내 손 끝에 네 손 끝 닿아있고 내 下草에 네 체온 남아있거늘 낯선 남정네 만나 말하고 악수하고 밥 먹는다 하니 네 입술 네 손 끝 네 체온이 근심이라 질투는 사랑의 별이라. 내 온종일 별 하나 가..
사랑 수사학(4) 4. 男過女 남자는 거지다. 돈에 고개 숙이고 힘에 무릎 꿇고 사랑에 굶주린 남자는 다 거지다. 여자는 바보다. 사랑에 속고 사랑에 울고 사랑에 목숨 거는 여자는 다 바보다. 거지가 바보를 만나 살면 바보 거지 바보가 거지를 만나 살면 거지 바보 그래도 거지와 바보는 사랑 때문에 웃고 산다.
사랑 수사학 (3) 3. 離別後愛 당신 내게 봄으로 머물다 가을 되어 돌아간다 하지만 사랑은 내게 여름으로 다가와 겨울 되어 머문다오 그대 혹시 가슴에 그리움 자라거든 그저 빈 어깨에 시선視線 하나 올려두면 내 한 줌 바람으로 당신을 도닥이고 있으리라.
사랑 수사학(2) 2. 자욱눈 이제 더 이상 가슴에 담지 않으려 한다. 당신의 전부를 담고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하여 갈라진 심장을 메우려던 불면不眠 때문이 아니라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이 날로 커져 가슴이 터진 때문이라. 내 항상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곳은 바다가 보이는 낯선 언덕 사랑의 시원始原은 늘 한..
사랑 수사학(1) 1. 厚愛 이제 당신을 잊으려 한다. 하지만 헤어진다 말하지 않는 이유는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숨긴 그 사랑이 더욱 커진 때문이라. 헤어짐은 여행이라 나는 추억의 숲으로 향한다. 빼곡한 가지마다 열리고 풀잎 이슬마다 아롱진 미소와 한숨을 세면서 자줏빛 숲 요정과 함께 한 ..
여명풍경 [여명 풍경] 2008년 가을 새벽에 무심코 지나는 시청 앞 가로수 애타는 시선으로 기둥을 향해 선 여인 쳐다보는 눈길도 무섭고 단속하는 공무원의 호통도 무서운가 미명도 일어나지 않는 새벽 차들의 행렬이 거친 포도를 마주하며 한 알 은행을 털기 위해 다리 벌린 가지 사이 용두질하듯 버거운 작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