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279)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침, 바닷가에서 이명에 뒤척이다 나선 바닷가 바다는 봄비에 젖어 촉촉하고 안개는 커피잔에 번지는 크림처럼 하늘을 돈다. 바다, 육지의 수평을 가로지르며 날개 없는 인간에게 한계를 던지는 공간 시선이 갈 수 없는 저 먼 곳은 시간이 멈춰있을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바다의 한자락을 잡고 선 땅의 경계를 조금씩 .. [ 통영에서] [ 통영에서] 별빛이 조용히 잠긴 통영 어느 외진 바닷가에서 먼 곳 내 고향을 떠올려 본다. 지도에도 있고 차를 타고 갈수도 있지만 반기는 사람은 없는 고향 경주 어느 산골짝 청마의 '깃발'도 아직 이름이 불리워지기 전의 '꽃'도 씨앗으로 영글던 그들의 고향 통영 호수같은 바다와 산같은 섬들의 품.. 시를 쓴다는 건 시를 쓴다는 건 사랑의 열정을 표현하는 것인 줄 알았다. 사람을 사랑하고 시간을 사랑하고 추억을 사랑하고 그리고 희망을 사랑하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시인인줄 알았다. 시를 쓴다는 건 아낙의 젓몸살인줄 알았다. 아프고 답답하고 조바심도 나고 그리고 기대감도 있는 그런데 젓을 물린 .. [가울(歌蔚)] [가울(歌蔚)] 태양의 정열이 대지로 스며들어 휴식을 준비하는 시간 한 줌 풀밭에 내린 정염은 계절을 물들여 따스함으로 변하고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 높아진 만큼 그대 향한 나의 노래도 크고 높아라 나는 노래하는 풀입이라 아이 손 잡은 어머니의 걸음에도 장단 맞추고 손 맞잡은 노부부의 지팡이.. [누구십니까] [누구십니까] 내 가슴 깊은 곳 낯선 친밀함으로 자리한 당신은 누구십니까. 순수와 욕망의 경계선에서 사람을 세고 나이를 세고 사랑을 세고 깊은 밤 뜬 눈 너머에 소리도 없이 자리하고 있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순장(殉葬) 순장(殉葬) 명이 다해 죽은 늙은이 따라 죽어라 하니 억울하다. 그 많은 영화 저 혼자 다 차지했는데 시종으로 산지 채 4년도 안돼건만 저 잘살고 죽는다 하니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는 이 운명이 괘씸하다. 내 원래 왕검의 씨앗이라 고래고래 소리 질러도 늙은이 죽으면 따라 죽어야하는 운명이라 냉정.. 아버지 [아버지] 당신의 아버지,당신의 남편, 당신의 아들... 그의 너털웃음과 눈물과 허세 뒤에 항상 갈무리된 진실, 그것은 고독이라는 이름의 생의 의미이다. 내 아버지도 아들이요 남편이요 아버지이고 내 아들도 언제가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가 될 것이다. 여자들의 달거리가 드러난 대물림이라면 고.. [밤안개와 부끄러운 이유] [밤안개와 부끄러운 이유] 詩人도 아닌 것이 詩 한 수 적어보려 밤이 익은 海邊를 거닌다. 난데 없는 海霧에 한 편 詩를 만난 듯 담배를 물고 멀리 불빛을 응시해보지만 물에 술 탄 듯 연기만 안개 속으로 뿜고 만다. 마음은 나의 정신이 이 안개를 감싸기 원하지만 안개는 아랑곳 않고 내 몸 구석 구석..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