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279)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다림 [ 기다림 ] 버들 잎 아지랑이 따라 기뻐 춤추고 선혈 맺힌 동백 아래 옅은 그림자 위로 성급한 개나리 잎을 맺고 있건만 박씨 물고 온다며 강남 갔던 제비는 쉴 곳 없어 숨었나 보다. 다정도 아픔이라. 때 아닌 한숨에 놀란 민둥산 진달래 산불을 놓고 송화 가루 내려 앉은 작은 창 밖 기다림 산마루 넘어.. 결혼 기념일 결혼 기념일 해마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우리가 공유한 시간의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지도 않고 살아온 막연한 기다림의 시간 알토란 같은 우리의 분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 무한의 희열을 허락 받은 시간 그 가운데 나란히 서서 서로가 함께 할 운명에 대한 서약과 맹서.. 겨울로 향하며 겨울로 향하며 2000년 11월 늦은 날에 겨울 머금고 넘나드는 파도에 자지러지는 태종대 자갈마당 바람에 날리는 서른 줄 여인네의 긴 머리자락 수평선 너머로 이어지고 초겨울 찬바람 무심한 동백의 향기를 훔치다 길 떠나는 뱃고동에 놀라 숨는다. 추억하는 가을의 사연들은 해가 지날수록 화로 속의 .. 주여, 이 세상의 죄악을 용서하옵소서 [ 주여, 이 세상의 죄악을 용서하옵소서.] 정의란 이름으로 이익을 둔갑시킨 전쟁을 용서하옵소서. 포화 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필 수 있음을 허락하심으로 피조물이 주께로 향할 수 밖에 없는 본성을 깨닫게 하사 전쟁을 주의 승리로 드러내소서. 인권이란 이름으로 폭력을 파는 이념의 무기상들의 간.. 만남의 의미 만남의 의미 ---------------------- 만남은 느낌의 공기밥에 의미를 반찬 삼은 한끼 점심 같은 거. 바쁜 일상에 건너뛰고 나면 저녁 허기가 더하듯 헤어지고 나서 아쉬워하기 보다 만남이 없음이 안타깝다. 그래서 만남이 의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남의 기대가 의미를 만든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습.. 주여, 당신의 사랑 받는 딸이 되게 하옵소서 [주여, 당신의 사랑 받는 딸이 되게 하옵소서.] 아버지, 아내라는 이름으로 제게 주신 이 여인을 제가 사랑하오니 그 마음의 고통은 내게 나눠 주시고 오직 사랑으로만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매일 무너지는 믿음으로 인해 저는 아버지가 두렵사오나 저보다 아버지를 더 사랑하는 이 여인을 위해서는 .. 작은 신앙 작은 신앙 주님께 저의 작은 깨달음을 통한 믿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지난 밤 저의 품을 파고들어 안겨서 자는 제 자식의 모습을 통해 깨달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 드립니다. 아비 된 자로서 자식이 주는 기쁨만을 생각하였고 , 자식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막연한 아비였습니다. 하나님.. 울 할매 울 할매 울 할매 무덤가엔 잡초가 넉넉합니다. 살아 생전 속 태우던 그 설움만큼 베어도 베어도 가실 줄 모르고 항상 넉넉히 뿜어져 올라옵니다. 저 세상 떠나시기 전까지 우리 손주 자랑에 침이 마르던 울 할매 가시는 길도 지켜드리지 못한 손자는 부끄러운 자랑들을 베고만 있습니다. 한줌 재가 되.. 이전 1 ··· 31 32 33 34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