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독후감 (133) 썸네일형 리스트형 <편지> -천상병- < 편지 > - 천상병 점심을 얻어 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스런 적도 없진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 < 산 > - 유치환 - < 산 > - 유치환 - 그의 이마에서부터 어둔 밤 첫 여명이 떠오르고 비 오면 비에 젖는 대로 밤이면 또그의 머리 우에 반디처럼 이루날는 어린 별들의 찬란한 보국을 이고 오오 산이여 앓는 듯 대지에 엎드린 채로 그 고독한 등을 만 리 허공에 들내어 묵연히 명복하고 자위하는 너 - 산.. <길> - 도종환 <길> - 도종환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너는 울었지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길밖에 없을 거라는 그따위 상투적인 희망은 가짜라고 절망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으로 가는 통로밖에 없다고 너는 고개를 가로 .. [도라지꽃 신발]- 안상학 [도라지꽃 신발] 안상학 공중전화 부스에서 딸에게 전화를 걸다 문득 갈라진 시멘트 담벼락 틈바구니서 자란 도라지 곷을 보았네 남보랏빛이었네 무언가 울컥, 전화를 끊었네 딸아 네 아버지의 아버지도 환하지만 아주 환하지 않은 저 남보랏빛 꽃처럼 땅 한 평, 집 한 칸 없이 저리 .. [밤]-김수영- [ 밤 ] - 김수영- 부정한 마음아 밤이 밤의 창을 때리는구나 너는 이런 밤을 무수한 거부 속에 헛되이 보냈구나 또 지금 헛되이 보내고 있구나 하늘 아래 비치는 별이 아깝구나 사랑이여 무된 밤에는 무된 사람을 축복하자. 우리 현대 시문학을 열었던 많은 이들이 참 일찍도 세상을 떠났었.. 시집 <병든 서울> 오장환 <노래> - 오장환 깊은 산골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에 온종일 소나기가 내리퍼붓는다 이윽한 밤늦게까지 온 마음이 시원하게 쿵,쿵,쿵,쿵 가슴을 헤치는 소리가 있다 이것이 노래다. 산이 산을 부르는 아득한 곳에서 폭포의 우람한 목청은 다시 무엇을 부르는 노래인가 나는 듣는다. 깊은.. <도시의 로빈후드> - 박용남 지음/서해 문집 출판 소위 명저라고 하는 책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책들 중에는 대중에게 알려져 그 명성이 지속적으로 재생산 되는 것이 있는 반면 그 책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만 명저로 남아 있게 되는 책도 많을 것이다. 내가 이것에 대해 단정적인 어투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명저들을 접한 경..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What money can't buy)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What money can't buy)> - 마이클 샌델- 이 제목 때문에 내가 이 책에서 발견했어야 할 것에 대해 잠시 방향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흔히 '돈이면 못할 것이 없다'라고 말한다. 할 수 있는 것과 살 수 있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산다는 것의 해결 되는 유무형의 공.. 이전 1 2 3 4 5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