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279) 썸네일형 리스트형 낯선 삶, 낯선 세상 12. 12. <낯선 바람> 늦봄과 초여름 사이 그 틈을 비집고 나선 아침 풍경 위로 낯 선 바람 한 줌이 뿌려진다. 어디서 온 걸까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바다를 건너 마침내 다달은 갯골의 구비를 돌며 어린 게의 집게 손가락을 쓰다듬고 숨이 넘어갈듯 입을 벌린 조개의 혀를 간지르고 .. 사랑 수사학 31. 통풍 [ 통풍] 바람만 불어도 아픔이 인다. 왜 언제 어떻게 이 아픔이 왔는지 많이 아프냐며 위로하지만 얼마나 아픈지 남들은 모른다. 잠을 못이루며 한 일주일 절름발이로 살면 정말 꽤병처럼 아픔이 사라진다. 그리고 멀쩡한 얼굴로 다시 세상을 살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아픔은 심장에.. 촛불 [촛불] 초가 초다운 것은 촛불이 있기 때문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자신을 불사르는 열정이 있기 때문 작은 불꽃 하나에 어둠이 멀어지고 자신이 무엇인지 알게된 고마움은 가슴을 녹여 눈물을 흘릴 일이구나 산길 [산길] 산을 오르자면 푸른 숲이 피로한 눈을 씻어주고 이름 모를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 정체모를 도시의 웅성이는 소리를 잊게 해주고 곰삭은 기름진 흙내음은 사람이 만든 거름 냄새의 역겨움을 덜어주고 촘촘히 등산로를 따라 도열한 풀이며 나무들 악수하듯 손을 뻗어 천천히 걷노라.. [6월] [6월] 누군가 다녀간 하늘인가 그의 시선이 머물던 자리는 어디 쯤일까 구름조차 머물지 않는 곳 무엇인들 머물러 있으랴만 6월이면 돌아오는 기억들로 항상 시선이 모이는 그 자리 보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어 초점을 잃는 막연한 눈길 혹여 그가 머무는 자리인가 내가 나를 .. 삶은 부모는 자녀가 장성해서 좋은 사람 만나고 결혼해서 이쁜 아기도 낳아 기르며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고 자연은 산과 강이 만나고 어울려 들을 만들고 푸른 생명들을 만들어 사람이 깃들어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사람은 그 마음 밭에 욕망을 갈고 미련을 쌓고 욕심을 심어 무관심을 거두.. 낯선 삶, 낯선 세상 13. [ 보통 같으면] 꿈에 파랑새가 내게로 왔다. 보통 같으면 어디 있다 왔냐고 물었을텐데 보통 같으면 다시 와서 고맙다고 했을텐데 보통 같으면 내 곁에 머물라고 부탁했을텐데 나는 이 낯선 파랑새가 수줍고 부끄럽고 과분하다 느낀다. 우물쭈물 안절부절 꿈이 꿈인 것도 알겠는데 보통 .. 갈증 [ 갈증 ] 길을 걷다 갈증을 느낀다. 목을 축여도 갈증이 남는다. 목이 아닌가?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35 다음